발생생물학 Developmental Biology
동물에 대해서는 꽤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 왔지만 식물에 관한 발생학은 크게 뒤져 있어서 발생학이라면 동물발생학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발생학이 근대적 학문으로서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전후부터이며, 이탈리아의 해부학자인 G.파브리키우스, 이탈리아의 해부학자로 닭의 발생을 연구한 M.말피기, 영국의 생리학자로 파브리키우스의 제자이며 혈액순환의 원리 등 발생학의 연구에 업적을 남긴 W.하비 등의 공적이 크다. 처음에는 여러 동물들의 발생과정에서 보여지는 형태 변화의 관찰과 그에 대한 기재를 주로 하였다. 따라서, 그 당시 발생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해부학을 전공하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현미경이 발달함에 따라 동물의 발생과정과 더불어 일어나는 형태적 변화에 대한 연구가 매우 상세하게 행하여졌다. 독일의 K.E. von 베어가 여러 척추동물의 발생을 비교하여 서로 다른 동물이라도 발생의 초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서로 닮는다는 것을 알아낸 일과, 영국의 F.M.밸푸어에 의하여 행하여진 각종 동물의 발생 과정을 비교연구하는 비교발생학의 발달은 결국 당시 제안된 C.다윈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독일의 W.루에 의하여 창시된 발생기구학과 역시 독일의 H.슈페만이 발생 중의 배아를 재료로 하여 행한 이식실험 등 실험발생학의 기틀은 단지 발생의 형태적 관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생의 기구를 실험적으로 해명하려는 발생심리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실험발생학의 발달로 말미암아 동물의 초기발생에 있어서의 분화기구에 대한 값진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으며,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형성체 이론이다. 근래에는 포유류의 초기 배아의 배양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배아발생 중의 물질대사 관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이 단지 기술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물리,화학적인 방법이 도입되고, 또한 분자생물학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발생학의 개념도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결국 발생과정 중 배아의 증식 ·분화 ·조절기구 등을 연구하는 데 물리 ·화학적 방법에 크게 의존하게 되어 발생학은 발생생물학이라는 새 분야로 발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