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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학

어류란...

 
척추동물문의 한 계통으로서 몸에 등뼈가 있고 지느러미로 운동하며, 물 속의 산소를 호흡하는 수생동물군. 체형은 방추형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크기도 최소 1.2㎝인 필리핀산 망둑어의 일종에서부터 최대 20m 가까이 되는 고래상어까지 있다. 형태의 특징은 원칙적으로 체표가 비늘로 덮여 있고 감각기관계인 옆줄[側線(측선)]이 발달해 있고, 물 속에서 몸의 비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부레가 있는 점이다.
 
 
1. 진화와 계통
 
- 무악류

이 무리의 기원은 매우 오래된 것으로 적어도 수억 년 전에 출현하였다. 고생대 말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 어류보다 늦게 출현한 양서류와 파충류는 한번 크게 번성한 후 현재는 세력이 쇠퇴한 것에 비해, 어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를 계속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입에 턱뼈가 없는 무악류는 몸이 가로로 납작하고 이빨과 같은 비늘을 가진 치린류(齒鱗類)가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설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출현한 상자모양의 두꺼운 갑판에 싸인 이갑류(異甲類)가 가장 오래된 어류로 여겨진다. 고생대 실루리아기에서 데본기에 걸쳐서는 여러 가지 무악류가 출현하였는데, 새열이 15쌍이고 두부가 골화(骨化)한 갑판으로 싸인 골갑류(骨甲類)와 더욱 물고기다운 모양으로 진화한 결갑류(缺甲類)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무악류는 데본기 말기에 이르러 세력을 잃고 거의 절멸하였다. 그 중에서 고대어(古代魚)의 기본적인 특징을 현대까지 유지하면서 생존하고 있는 것에는 다목장어류와 먹장어류가 있다. 이 무리는 갑판이 없고 겉모양은 뱀장어와 비슷하나 주머니모양 아가미가 5∼15쌍 있다. 내부 골격도 모두 연골로 되어 있고,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가 없다.
 
- 악구류의 출현

고생대 실루리아기∼데본기는 어류의 진화상 중요한 시대로, 턱을 가진 원시적인 악구류가 잇따라 출현하여 번성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극어류(棘魚類)이다. 극어류에서는 턱이나 아가미를 지탱하기위한 연골이 출현하고,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가 형성되었다. 마름모꼴의 단단한 비늘이나 두개골 등이 부분적으로 경골화한 점에서는 경골어류의 원시형과 비슷하다. 또 판피류(板皮類)는 몸의 전반 또는 대부분이 튼튼한 골판으로 싸여 있고, 외형이나 내부의 골격이 상어류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것에서 연골어류로 진화했다고 믿어진다. 이들 원시적인 악구류는 약 2억 년 전의 고생대 페름기에 적응력을 잃고 절멸하였다.
 
- 연골어류
 
약 3억 년 전 고생대 데본기 전기에 출현하였으며, 여러 가지 형의 고대 상어(클라도돈트형)가 담수역에서 번성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도셀라케인데, 입 앞이 열려 있고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는 체벽의 일부가 변해서 된 피부판이었다. 고대 상어는 중생대에 와서 차츰 없어졌고, 그 대신 현재의 상어로 이어지는 중간형(하이포돈트형)이 출현하였다. 이 무리는 종수(種數)에서 고대 상어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턱이 다소 움직일 수 있게 변하고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도 유영에 도움이 되도록 진화하였다. 그러나 약 1억 년 전에 세력을 잃고, 중생대 백악기에서 신생대 제3기에 걸쳐 현재의 상어가 출현하였다. 현재 상어는 각부의 골격이 아직도 연골로 되어 있으나, 입이 배쪽으로 이동하여 턱이 잘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각 지느러미를 지탱하는 뼈도 갖추어졌다. 현재의 상어의 주류는 판새류에 속하고 종수로는 약 250종이 되는데, 그 중 20여 종은 민물에서도 서식한다. 또한 현존하는 상어류에서도 클라미도셀라쿠스에는 고대 상어의 형질이 남아 있고, 괭이상어류에는 중생대 상어의 형질이 남아 있다. 연골어류의 또 하나의 계열은 은상어로 대표되는 전두류(全頭類)이다. 이 무리는 현재 종수가 적고 열세이지만, 고생대 석탄기에 진화의 절정에 이르렀다. 새열이 1개이고, 제1등지느러미에 가시가 있는 등 경골어류와 비슷한 형질을 갖추고 있다.
 
- 경골어류

이 무리는 고생대 데본기 전기에 극어류 중에서 갈라져 나와 초기에는 고대어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내부 골격이 경골화하기 시작하였다. 그 중의 일부인 총기류(실러캔스)와 폐어류(肺魚類)는 지상생활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이 무리는 데본기에서 석탄기 또는 페름기에 결쳐 지구상에 세력을 확대하였으나, 그 후에는 거의 절멸해버리고, 겨우 일부가 외부의 적이 적은 남반구에서 <살아 있는 화석>으로 남아 있다. 실러캔스와 폐어는 2개의 등지느러미가 몸 뒤쪽에 있고, 가슴지느러미·배지느러미는 배쪽에서 나뭇잎모양으로 뻗어 있어, 이것으로 4지동물처럼 몸을 지탱하거나 걷기도 하였다. 또한 콧구멍이 구강이나 인두에 열려 있고, 부레가 폐의 작용을 하여 공기호흡도 가능하였다. 경골어류의 진화의 주류는 수중생활, 특히 해양생활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어류로서 가장 뛰어난 체제와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무리를 조기류(條璿類)라고 한다. 조기류는 중생대와 신생대를 통하여 골격이 경골화하고 지느러미는 유영에 알맞도록 구조와 위치가 바뀌고, 부레는 비중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기류 중에서 가장 원시적인 연질류(軟質類)는 등뼈가 분절되어 있지 않고 꼬리지느러미의 위쪽이 아래쪽보다 길며, 폐로 호흡하는 하등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연질류는 고생대 데본기 전기에 출현하여 중생대 전반기까지 번성하였으나, 중생대 말기에는 멸절되어 현재까지 살아 남아 있는 것은 용상어류이다. 연질류의 팔레오니스쿠스라고 불리는 무리에서 전골류(全骨類)라는 새로운 조기류가 고생대 페름기에 출현하였다. 전골류에서는 경골화가 진행되면서 비늘이 얇아지기 시작하여 2층으로 되고, 폐가 부레로 변하였다. 전골류는 중생대 중기에 번성하였으나 중생대 말기에 지구상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현재 아메리카대륙에만 생존해 있는 아미아와 가파이크는 전골류가 살아 남은 것이다. 약 1억 년 전의 중생대 말에서 신생대로 옮아갈 무렵 전골류로부터 한 단계 더 진화한 진골류(眞骨類)가 출현하였다. 이 무리는 경골어류 중에서는 가장 진화한 것으로서, 전세계의 수역(水域)에 널리 분포하고, 종수는 2만여 종으로 어류 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진골류는 레프톨레피스라는 화석어(化石魚)와 비슷한 것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보이며, 중생대 말기(백악기)에서 신생대 중기(마이오세)까지에 현존하는 종류 대부분이 출현하였다. 골격이 경골화한 것, 부력 조절용으로서 기능이 좋은 부레를 갖추게 된 것, 아래위 두 턱뼈가 움직일 수 있도록 된 것, 비늘이 더욱 얇아진 것 등이 진골류의 특징이다. 진골류에서는 정어리류·연어류 등이 원시적인 무리이며, 이들 몸의 구조는 전골류를 닮았다. 그러나 송사리류·가시고기류에서는 지느러미·부레·내부골격 등이 진골류 특유의 구조로 발달되었고, 농어류·쏨뱅이류는 진화의 정점에 있다.
 
2. 형태
 
- 체형

체형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방추형이고, 유영할 대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중앙 부분은 굵고 머리 끝과 꼬리 끝으로 가면서 차츰 가늘어진다. 그러나 도미류·가자미류와 같이 몸이 좌우로 현저하게 편평한 것을 측편형(側扁形)이라고 한다. 이 체형은 바위 틈이나 해저에 몸을 붙여 외부의 습격을 피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편 가오리류·양태류와 같이 몸이 등배의 방향으로 편평하게 된 체형을 종편형(縱扁形)이라고 하며, 해저에 정착하여 생활하기에 알맞다. 물 밑 구멍 속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뱀장어·갯장어 등은 원통형이며, 그 밖에 구형·타원형인 것도 있다. 물고기의 크기는 머리 끝에서 꼬리지느러미 끝까지의 길이인 전체길이, 또는 머리 끝에서 꼬리지느러미의 부착점까지의 길이인 표준몸길이(또는 몸길이)로 나타낸다. 몸은 머리·몸통·꼬리로 되어 있다. 머리는 위턱의 전단에서 가장 뒤쪽의 새열 또는 아가미뚜껑의 후단부까지를 말하고, 항문을 경계로 하여 그보다 앞부분을 몸통, 뒷부분을 꼬리라고 한다.
 
- 지느러미

몸의 정중선 위에 붙어 있는 등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뒷지느러미를 수직지느러미라고 한다. 이들 지느러미는 주로 추진력을 내어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일을 한다. 또 가슴과 배에는 각각 쌍을 이룬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있다. 이들 지느러미는 좌우 평형, 방향 전환, 유영 정지 등의 기능을 한다. 각 지느러미는 모두 분절된 연조(軟條)나 골화한 극조(棘條)로 지탱되어 있으며, 이것을 총칭해서 기조라고 한다. 각 기조는 얇은 기막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느러미의 위치와 구조는 물고기의 분류나 진화를 아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배지느러미의 위치와 기조의 수가 중요한데, 등한 무리는 배지느러미가 뒤쪽에 붙어 있고 기조의 수가 많으며, 극조는 발달하지 않는다.
 
- 비늘

어류의 비늘은 피부의 진피(眞皮)에 있는 세포에 기원을 두고 있다. 연골어류의 비늘은 방패비늘[楯鱗(순린)]이라고 하며, 이[齒]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용상어 등의 어류에는 판골층(板骨層) 위에 개노인층이 쌓여서 두꺼워진 굳비늘[硬鱗(경린)]이 있다. 보통 경골어류의 비늘은 얇고 기와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표면에 가시가 없는 것을 둥근비늘[圓鱗(원린)], 가시가 있고 조잡한 것을 빗비늘[櫛鱗(즐린)]이라고 한다. 비늘은 몸을 보호하여 병원미생물의 침입을 막고, 몸의 삼투압조절을 돕는다. 또 비늘 표면에는 고리모양으로 늘어선 융기선(隆起線)이 있는데, 이것으로 물고기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 채색
 
피부 속에는 몇 종류의 색소포(色素胞)가 들어 있으며, 이것이 호르몬과 자율신경의 작용을 받아 체색과 얼룩무늬를 나타내거나 변화시킨다. 체색이 흑색인 것은 흑색소포(멜라닌 함유)에, 적색은 적색소포에, 황색은 황색소포에 유래한다. 또 황색과 적색에 관계하는 프테린이라는 색소포도 있다. 한편 구아닌이나 퓨린 등을 함유한 백색소포[光彩細胞(광채세포)]는 빛의 반사나 굴절에 의해서 물리적으로도 여러 가지 색채를 나타낸다. 또한 물고기의 줄무늬에는 세로줄무늬(머리에서 꼬리 방향)와 가로줄무늬(등에서 배 방향)가 있다.
 
- 골격

몸의 각 부분과 지느러미는 골격에 의해서 지탱된다. 원구류(圓口類)와 연골어류는 연골로 되어 있으나, 경골어류는 대부분의 골격이 경골로 되어 있다. 골격계에서는 두골과 척추골,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지탱하는 견대(肩帶)와 요대(腰帶),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의 기조를 지탱하는 담기골이 중요한 골격이다. 골격의 형태와 구조는 화석이 되어 오래 남을 뿐만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어 골격은 물고기의 진화와 분류를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 근육

근육은 입·아가미·심장·소화기관·지느러미 등에 발달해 있고 보통 어육(魚肉)이라 하는 것은 골격근으로서, 특히 몸통과 꼬리에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체측근(體側筋)을 가리킨다. 체측근의 신축에 의해서 추진력의 대부분이 생겨난다. 산소를 저장하는 일을 하는 미오글로빈이라는 색소가 많으면 육색이 붉어지는데, 회유어(回遊魚)에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 체측의 표층과 중심부에 있는 암적색의 근육을 특별히 혈합육(血合肉)이라고 부르는데, 이 근육은 다량의 에너지원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장거리 유영에도 견딜 수 있다.
 
- 소화기관
 
구강에서 식도·위·장·항문까지를 소화관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소화·흡수작용을 돕기 위한 간·쓸개·이자 등의 소화샘과 이가 있다. 이는 상악·하악·구강·인두 등에 있는 뼈 위에 나는데, 종류에 따라 발달하는 장소가 다르다. 엄니모양의 이, 송곳모양의 이, 가는 털모양의 이가 있고, 또한 단단한 먹이를 씹어 으깨기 위한 절구모양의 이와 식물성 먹이를 물어 뜯기 위한 앞니모양의 이를 가진 것도 있다. 물고기는 일생 동안 필요에 따라 몇 번이나 이갈이를 한다. 대부분의 경골어류에는 위와 장 사이에 맹관모양의 유문수(幽門垂)가 있는데, 여기에 먹이를 저장하고 또 소화효소를 내어 흡수작용도 한다. 식물성 먹이를 먹는 물고기의 장은 길고, 복강 안에서 복잡하게 구부러져 있다. 연골어류와 하등한 경골어류의 장의 내면에는 흡수면을 넓히기 위한 나선판(螺旋瓣)이 있다. 이자는 연골어류에서는 장이 시작되는 부위에 있으나, 원구류와 대부분의 경골어류의 이자는 산재해 있다. 또 잉어·참돔·놀래기·양태 등의 이자는 간 속에 들어가 있으므로 간이자라고 한다.
 
- 부레
 
부레는 소화관의 벽의 일부가 부풀어서된 것이다. 가는 관(氣道)에 의해서 소화관과 연결되어 있는 부레를 유관부레라 하고, 관이 소멸된 것을 무관부레라고 한다. 정어리·잉어 등 하등한 무리는 유관부레이고, 고등어·참돔·넙치 등 고등한 무리는 무관부레이다. 부레는 보통 달걀모양이고 1실로 되어 있으나, 2실 또는 많은 소실(小室)로 된 것도 있다. 부레는 몸의 비중을 조절하는 일을 하지만, 폐어 등에서는 모세혈관이 잘 발달하여 폐의 역할을 한다. 또 줄벤자리·동갈민어 등은 부레의 근육신축으로 저주파(低周波)의 소리를 내어 동종 또는 이성을 인지하는 신호로 삼는다.
 
- 순환기관

심장은 흉부의 위심강(圍心腔) 속에 있으며, 1심방·1심실 및 심장구(心臟球)와 정맥동(靜脈洞)으로 되어 있다. 혈액은 정맥동에서 심방·심실·심장구를 지나 복대동맥으로 들어가고, 아가미에서 가스교환을 한 다음 온몸으로 공급된다. 몸 각부의 말단에서 산소를 방출하고 노폐물을 받아들인 정맥혈은 차츰 모여 정맥동으로 운반된다. 혈액에는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이 있다. 혈액은 지라·신장·간과 장의 점막하조직(粘膜下組織)에서 만들어진다. 림프계도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어 림프가 체내를 순환한다.
 
- 호흡기관
아가미가 주요한 호흡기관이고, 때로 다른 기관을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원구류에서는 많은 새낭이 새관 좌우에 쌍을 이루어 늘어서고, 각 새낭의 내면에 많은 새판이 있으며, 새낭은 작은 관에 의해서 바깥의 새열로 통한다. 이 무리에는 외새열이 많은데, 그 중에는 15쌍인 것도 있다. 보통의 물고기에는 원칙적으로 앞쪽 4쌍의 새궁 뒷가장자리에 다수의 실모양 새판이 있다. 각 새판의 표면에는 직립한 수많은 새박편이 1∼2열의 선반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여기에 모세혈관이 잘 발달해 있다. 또한 새궁의 앞가장자리에는 혹모양 또는 깃모양의 돌기물이 있는데, 이것을 아가미갈퀴라고 한다. 아가미갈퀴는 물을 여과하여 먹이를 걸러낸다. 외새열은 연골어류에는 원칙적으로 5∼7쌍이 있으나, 경골어류에는 아가미뚜껑에 덮여 있으므로 1쌍밖에 없다. 물고기에 따라서는 보조호흡기관이 있다. 가물치에는 새강 상부에 주름모양의 점막으로 된 상새기관이 있어 이것으로 가스교환을 하고, 아나바스는 제1새궁의 상피에서 변화한 미로상기관(迷路狀器官)으로 가스교환을 한다. 또 폐어류는 부레로 공기호흡을 한다. 미꾸라지는 공기를 빨아들여 장의 상피에서 공기호흡을 하며, 피부에서도 약간의 호흡작용이 이루어진다.
 
- 배설기관

신장과 아가미가 노폐물이나 여분의 염류를 배설한다. 원구류에서는 전신(前腎)에서 요관이 나오고, 연골어류와 일부의 하등한 경골어류에서는 중신(中腎)의 발생에 앞서 전신관(前腎管)이 세로로 2분열하고, 그 중의 1개가 요관이 된다. 경골어류의 신장은 두신(頭腎)과 중신으로 되어 있으나, 배설은 중신에서만 이루어진다. 신장의 형태는 다양하며, 요관은 좌우 1개씩 있는데, 각각 신장조직에 세로로 달려 신장의 후단에서 좌우가 1개로 합쳐 항문 뒤쪽으로 열린다. 아가미는 호흡작용 외에 배설기관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 내분비기관

흐르몬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작용은 뇌의 전하방에 있는 뇌하수체에 의해 통제된다. 뇌하수체는 생장과 삼투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외에, 갑상선·부신피질·생식선 등의 호르몬 활동을 통제하는 각종 자극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은 인두에 있는 자루모양의 기관이며, 티록신 등의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변태·삼투압조절·회유촉진 등의 작용을 한다. 부신에서는 나트륨이온·칼륨이온의 대사에 관계하는 코르티코이드와 혈당·혈압상승·이뇨 등의 작용에 관계하는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된다. 랑게르한스섬은 연골어류의 이자 속에 있고, 대부분의 경골어류에서는 쓸개 근처에 있으며,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당치를 낮추고, 글루카곤은 높이는 작용을 한다. 정소에서는 테스토스테론, 난소에서는 에스트로겐 등의 성호르몬이 분비되며, 다같이 생식선을 성숙시키고 정자나 난자의 형성을 촉진한다.
 
- 번식과 수정

어류의 대부분은 난생(卵生)이지만, 소수는 난태생(卵胎生)으로 번식한다. 알의 크기는 대부분 지름 1㎜ 내외이나 연어의 알처럼 지름 8㎜가 되는 것도 있다. 연골어류와 먹장어류의 알은 비교적 크고 단단한 알껍질에 싸여 있다. 산란수는 어미물고기의 크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연어 4000개, 칠성장어 7만 개, 청어 8만 개, 잉어·넘치 50만 개, 참돔 600만 개, 붕장어 800만 개 정도이다. 많은 종류의 연골어류는 체내수정에 의해 암컷의 체내에서 잘 발육한 새끼를 낳는다. 경골어류에서는 볼락·쏨뱅이·개볼락·망상어·노랑가오리·별상어·실러캔스 등이 새끼를 낳는다. 임신 기간은 보통 수개월이며 긴 것은 1년 또는 그 이상인 것도 있다. 수정은 난생어는 물 속에서, 난태생어는 난소나 난관(자궁)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난생을 하는 연골어류는 체내에서 수정된 수정란을 물 속에 낳는다. 경골어류의 대부분은 알의 동물극(動物極)에 4∼5㎛ 정도의 가는 구멍(卵門)이 있어 이곳으로 1개의 정자가 알 속으로 들어가 난핵(卵核)과 합체한다. 다만 용상어류의 알에는 여러 개의 난문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1개의 정자만 알 속으로 들어간다. 다목장어류와 연골어류의 난막(卵膜)에는 특별한 구멍이 없고, 정자가 방출하는 라이신이 난막의 일부를 녹여 작은 구멍을 낸다. 연골어류에서는 1개의 알 속으로 많은 정자가 들어가지만, 그 중 1개의 정자만 난핵과 결합하고, 나머지 정자는 난황(卵黃)이 많은 쪽으로 이동하여 배(胚)의 형성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수정된 알은 난할(卵割)을 시작한다. 다목장어·폐어·용상어 등에서는 난할이 알 전체에서 일어나므로 이를 전할(全割)이라고 한다. 그러나 먹장어와 연골어류 및 대부분의 경골어류에서는 부분할(部分割)이라 하여 동물극쪽에 배반(胚盤)이 만들어지고, 난할은 이 부분에서만 일어난다. 경골어류에서는 부화에 앞서 배가 있는 부위에 부화효소(孵化酵素)를 생산하여 분비하는 부화샘이 만들어진다. 이 효소는 난막을 화학적으로 붕괴시키는 힘이 강하고, 배의 입과 아가미뚜껑의 개폐운동 등에 의하여 단단한 난막이 파괴된다. 수정에서 부화까지의 기간은 종류에 따라서 다르다. 빠른 것은 1일 이내, 늦은 것은 2개월 이상이나 되지만, 대개 수일에서 1주일 정도이다. 부화에 알맞은 온도는 청어·빙어·대구·가자미 등은 7℃ 내외, 참돔·넙치·쥐노래미 등은 15℃ 내외, 고등어·방어·전갱이 등은 18℃ 내외, 잉어와 붕어는 20℃, 가다랭이·다랑어·열대어는 22℃ 이상이다. 근래에는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한 치어(稚魚)를 양식종어(養殖種魚)로 이용하고 있어서 은어·연어·송어·참돔·넙치·감성돔·자지복·전갱이 등 상당수의 종어를 생산한다. 이를 위해 호르몬 투여, 일조시간과 수온조절 등에 의해서 성숙을 촉진하거나, 인공수정과 수조 안에서의 자연산란 등에 관한 기술이 개발되었다.
 
- 변태,생장
 
부화한 자어(仔魚)는 곧바로 또는 얼마 후에 먹이를 먹기 시작하고, 전기 자어, 후기 자어, 치어(稚魚), 약어(若魚)를 거쳐 성어(成魚)가 된다. 전기 자어기는 부화해서 난황이 흡수될 때까지의 기간이다. 복부에 난황이 든 주머니가 있고 몸은 투명하며, 등배 정중선 위에 한 장의 얇은 막모양 지느러미가 있다. 난황을 흡수한 후 각 지느러미가 완성되고, 등뼈 등의 내부 골격이 골화할 때까지를 후기 자어기라고 한다. 이 기간에는 주로 플랑크톤을 먹고 변태하는 것이 많다. 뱀장어·붕장어 등의 자어는 가늘고 긴 잎모양을 하고 있으므로, 이를 특히 엽형유생(葉形幼生;렙토세팔루스)이라고 한다. 가자미·넙치류에서는 후기 자어기가 끝날 무렵 한쪽 눈이 한옆으로 이동하므로 몸의 구조가 좌우비대칭이 된다. 바닷물고기의 많은 종류는 머리와 몸통에 골질돌기(骨質突起)가 일시적으로 나타나서 몸을 뜨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치어기에는 체형이 거의 2종류의 특징을 나타내게 되고, 체색도 성어와 비슷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소화기관이 완성되어 먹이를 먹기 시작하고, 생장과 운동 능력이 현저하게 촉진된다. 약어기에는 형태적으로 종의 특징을 완전히 갖추게 되고 행동이 활발해지며, 차츰 생식선이 발달하여 성어가 된다. 성어가 되는 나이는 물고기의 종류에 따라 매우 다르다. 대부분은 생후 2년에서 수년이지만, 은어와 송사리 등은 1년 이내, 황어·멸치 등은 1년, 용상어는 10년 내외이다. 은어·뱀장어·연어·송어 등은 일생에 한 번 산란하고 죽지만, 대개의 물고기는 일생에 여러 번 산란한다. 물고기의 수명은 짧은 것은 1년 이내인 것도 있으나, 대개는 수년에서 10년 정도이다. 그러나 잉어나 참돔 등은 15년 이상, 용상어류는 100년 정도 산다.
 
- 식성

종류에 따라 주식으로 하는 먹이는 매우 다르며, 플랑크톤과 작은 동물을 주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많다. 민물에 사는 붕어·흑연·백연, 내만이나 기수역(汽水域)에 사는 전어·샛줄멸·까나리, 갯바위에 사는 열동가리돔·감성돔·쥐돔, 난바다나 외양에 사는 꽁치·날치·돌묵상어·고래상어 등은 일생 동안 플랑크톤을 먹는다. 플랑크톤을 먹는 물고기에는 길고 수많은 아가미갈퀴가 있어서, 이것으로 물과 함께 들이마신 먹이를 걸러서 먹는다. 육식성인 어류는 곤충·어류·갑각류·연체동물·환형동물·극피동물 등을 주식 또는 혼식한다. 민물에 사는 가물치와 해양에 사는 다랑어·청새치·상어·갯장어·넙치 등은 대표적인 어식어(魚食魚)이며, 먹이연쇄에서는 각각의 생태계에서 가장 윗단계에 위치한다. 육식어는 일반적으로 입이 크고 이가 잘 발달해 있으며, 아가미갈퀴는 퇴화했고 장도 짧다. 조류(藻類)와 수초(水草) 등을 주식으로 하는 물고기를 초식어라고 한다. 민물에서는 암석에 붙어 있는 조류를 주식으로 하는 은어와 아지메미꾸리(일본 특산종), 몇몇 종의 틸라피아(민물 열대어), 수초를 주식으로 하는 초어 등이 초식어이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 중에서도 쥐돔·비늘돔·독가시치·벵에돔 등은 겨울에 조류를 주식으로 한다. 동물과 식물을 구별하지 않고 혼식하는 것을 잡식어라고 한다. 민물에서 곤충과 조류를 먹는 황어·피라미·미꾸라지·잉어 등과, 바다에서 어류·갑각류·갯지네류·해조류를 혼식하는 학꽁치·놀래기·복어 등이 잡식어이다.
 
- 성
 
어류의 성도 유전적인 지배를 받지만, 2차적으로 환경이나 생리적인 조건에 의해서 성이 전환되는 수가 있다. 한정되어 있지만 자연상태에서 일생 동안 수컷에서 암컷으로,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는 것이 있다. 어류의 성염색체는 일반적으로 암컷이 호모(동형접합)인 경우 XX-XY형(때로 XX-XO형), 암컷이 헤테로(이형접합)인 경우에는 WZ-ZZ형 또는 WY-YY형이다. 그러나 성이 발현될 때에는 상염색체 위의 성지배인자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데, 이 인자가 성염색체 위의 성지배인자보다 우세하게 작용하는 일이 있다. 따라서 물고기의 성의 발현은 다른 고등동물보다 복잡하다. 어류는 자웅이체이지만 소수의 종에서는 어느 시기에 자웅동체로 되는 것이 있다. 칠성장어류의 어떤 종은 미성숙기에 44%가 자웅동체이지만 성숙하면 모두 수컷이 된다. 멕시코만의 갯바위에 서식하는 세라누스와 송사리목(目)에 속하는 어떤 종은 한 개체에서 난소와 정소가 동시에 성숙하여 타가수정 외에 자가수정도 한다. 자웅동체인 경우에는 처음에는 정소가 발달하여 수컷의 기능을 나타내다가 후에는 정소는 퇴화하고 난소가 발달하여 알을 낳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웅성선숙(雄性先熟)이라고 하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강성돔·청돔·양태류가 있다. 자성선숙의 물고기에는 꽃돔·황돔·놀래기·나비고기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활발하게 운동하고 떼를 지어 회유하는 어류에는 자웅동체인 것이 없다. 좁은 수역에 살기 때문에 환경요인이나 먹이가 불안정한 민물고기나 연해의 바위 너설에서 사는 물고기, 심해어 등에서 성전환을 볼 수 있다. 물고기의 성은 인공적으로 전환시킬 수가 있다. 유생기에 성호르몬을 먹이와 함께 2∼3개월 동안 연속 투여하면 유전형과는 다른 성으로 바뀐다. 자화(雌化)에는 에스트로겐을, 웅화(雄化)에는 안드로겐을 사용한다. 실험적으로는 송사리·미꾸라지·굿피·틸라피아·연어·송어 등에서 성공하였다. 뱀장어나 미꾸라지 등과 같이 암·수에 따라 생장이 다른 경우에는 생장이 잘 되는 성만을 양식하는 편이 성과가 크다. 틸라피아는 번식력이 매우 왕성하므로 암·수를 섞어서 양식하면 과밀해져서 소형화하고, 따라서 전체 어획량이 감소된다. 그래서 암컷을 수컷으로 전환시켜 생장이 좋은 수컷만을 양식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3. 감각
 
 
- 시각
 
어류는 빛을 주로 눈에서 수용한다. 어류의 눈은 렌즈가 구형이고, 렌즈 아래쪽에 붙어 있는 근육의 작용으로 렌즈를 앞쪽 또는 뒤쪽으로 이동시켜 상(像)이 망막 위에 맺히도록 원근조절한다. 시력은 밝은 곳에서도 0.5 이하로 약한 편이지만,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는 능력은 사람과 거의 같거나 2배 정도된다. 수용하는 빛의 파장은 400∼750㎚이며,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파장은 담수어에서는 평균 620㎚이고, 해수어에서는 500∼550㎚이다. 일반적으로 담수어와 연해에 사는 물고기의 색각(色覺)은 발달해 있으나, 심해어와 외양의 표층에 사는 물고기의 것은 퇴화하여 색맹상태인 것도 있다.
 
- 후각 
 
저생어(底生魚)와 야행성 어류에 잘 발달해 있다. 비강 속에는 냄새를 지각하는 후세포가 모여서 된 후방(嗅房)이 있다. 보통 전비공(前鼻孔)으로 들어온 물은 후방을 지나 후비공에서 체외로 흘러 나간다. 물에 함유된 화학성분이 후세포를 자극하면 이것이 후신경을 거쳐 중추부의 단뇌(端腦)에 전해진다. 어류는 후각으로 먹이를 찾을 뿐만 아니라 연어·송어·뱀장어 등이 유생 때 자란 모천(母川)으로 돌아오는 것도 후각에 의해서라고 한다. 또 메기 등은 동종 사이에서 내는 냄새물질을 따라 모여들어 무리를 이룬다. 잉어나 메기는 상처를 입은 몸에서 나오는 공포물질에 마주치면 무리를 흩뜨리고 뛰어오르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여 외부의 습격을 피한다. 청베도라치·메기·굿피·은어 등은 산란기에 이성이 내는 냄새물질(성페로몬)에 유인되어 암·수가 모여서 산란한다.
 
- 미각

단맛·짠맛·쓴맛·신맛 등은 미뢰에서 수용한다. 미뢰는 입술이나 입 속, 수염 또는 체표 등에 분포한다.
 
- 청각

귀는 내이(內耳)만으로 되어 있고 외이(外耳)와 중이(中耳)는 없다. 내이에는 세반고리관이 있어 몸의 회전을 감지할 뿐 아니라, 이석(耳石)에 의해서 중력의 변화나 직선적인 가속도를 감지한다. 또한 소낭(小囊)과 통낭(通囊)에 있는 이석과 그 아래쪽에 늘어선 감각세포로 물 속의 소리를 감지한다. 물고기는 2000∼5000㎐ 정도까지 지각하며, 300∼800㎐ 에서 감도가 좋다. 부레는 음파를 수용했을 때는 부풀거나 수축하기 때문에 중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잉어와 메기에서는 부레와 내이가 골편으로 연결되어 포유류의 내이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각이 민감하여 1만 6000㎐까지 수용한다. 또한 옆줄은 가까이에서 생긴 350㎐ 이하의 낮은 주파수의 소리를 지각한다. 옆줄은 구멍·관·홈 속에 한천질의 큐펄러(둥근 지붕모양 융기)를 가진 감각세포가 분포한 것으로 기본 구조는 귀와 같다.
 
4. 생리
 
- 호흡

공중에 비해 수중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이 적어 수온 15℃의 해수에서는 6㎖, 담수에서는 7㎖ 이하이다. 체내의 생리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가 필요하며, 어류의 아가미는 주위 물 속 산소량의 80% 정도까지 흡수한다. 대부분의 공중 또는 수중동물의 호흡기가 산소를 이용하는 비율이 20∼30% 정도인 데에 비하면 어류의 아가미는 매우 우수한 호흡기관이다. 새박편의 상피세포는 두께가 1∼3㎛로 매우 얇고, 또 단층으로 늘어서 있기 때문에 물과 혈액과의 거리를 좁힌다. 새판의 수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나 되고 새판의 길이 1㎜당 30여 개의 새박편이 있다. 따라서 새박편의 총면적은 체표의 몇 배나 된다. 더욱이 새박편의 모세혈관 속의 혈액의 흐름은 물의 흐름을 마주 향하도록 되어 있다. 입으로 들어온 물은 각 새박편의 둘레를 안에서 밖을 향하여 흐른다. 한편, 새판으로 들어온 동맥에서 새박편 속의 모세혈관으로 흘러 들어간 혈관은 물의 흐름과 마주 향하여 흐른다. 이와 같은 대향류(對向流) 시스템은 가스교환의 능률을 크게 향상시킨다. 산소부족증으로 사망하는 원인에는 환경, 물의 오염, 유독물질이나 병충해에 의한 아가미조직의 이상화와, 헤모글로빈 부족으로 인한 빈혈 등이 있다. 뱀장어·잉어 등을 흐르지 않고 괴어있는 물에서 사육할 때는 양질의 식물플랑크톤을 번식시켜 그 광합성의 결과로 생성된 산소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잉어를 흐르는 물에서 양식하여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면 1㎡당 200㎏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양은 괴어 있는 물에서 양식할 경우의 200∼400배에 해당한다.
 
- 부레의 가스교환
 
부레 속에는 산소·질소·이산화탄소·희유기체(希有氣體) 등이 들어 있다. 이들의 조성은 공기와는 매우 다르다. 산소 함량은 담수어는 10% 전후이지만 해수어는 훨씬 많으며 특히 심해어는 80∼90%나 된다. 질소는 산소와는 반대로 담수어는 80% 이상, 심해어는 10% 정도이다. 이산화탄소는 약간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에서는 10m 깊어질 때마다 1atm씩 증가하므로 부레 속의 가스 분압도 심해어에서는 상당히 크다. 부레가 식도에 연결되어 있는 물고기는 가스를 입으로 빨아들여 부레 속에 넣는다. 부레가 독립해 있는 것은 특별한 펌프 메커니즘으로 부레에 연결된 동맥혈과의 사이에서 가스교환이 일어난다. 부레의 일부에는 무수한 동맥과 정맥의 모세혈관이 나란히 달리고 있다. 이 부위를 기망(奇網)이라고 하며, 이곳에서도 동맥혈과 정맥혈이 마주 향하여 달리므로 동맥혈 속의 가스 분압이 효율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기망의 앞 끝에 있는 가스샘에서는 젖산 등에 의해서 혈액 속의 pH가 변하여 가스의 친화성이나 용해되는 정도가 감소되므로 혈액에서 부레 속으로 가스가 나간다. 부레 속의 가스를 감소시키려고 할 때는 부레에 연결된 특수한 관을 통해서 체외로 내보내는 수도 있으나, 부레의 뒷부분에 발달한 난원체(卵圓體)의 모세혈관에 가스를 모이게 한다.
 
- 삼투압조절과 배설
 
어류는 물 속에서 살기 때문에 끊임없이 체내의 삼투압을 조절해야만 한다. 담수어의 체액 삼투압은 주위의 물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끊임없이 아가미로부터 많은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다량의 묽은 오줌을 체외로 배설하여 혈액의 삼투압을 어는점내림[氷點降下(빙점강하)]으로 -0.6℃를 유지할 수 있다. 한편, 해수어는 체액의 삼투압보다 3배나 높은 바닷물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바닷물을 입과 아가미로 받아들이고 배뇨량을 적게 하여 혈액의 삼투압이 어는점내림으로 -0.7℃가 되도록 조절한다. 질소를 함유한 물질은 최종적으로 암모니아·요소·산화트리메틸렌이 되어 배설된다. 경골어류의 대부분은 암모니아를 배설하는데, 80% 이상은 아가미를 통해 배설되고 오줌 속으로 배설되는 양은 20% 이하이다. 연골어류는 요소를 배설하지만, 혈액 속에 상당히 높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고, 아가미나 신장에서의 배설을 억제하여 혈액의 삼투압을 높인다. 산화트리메틸렌은 바다에 사는 연골어류에서 많이 생성되며, 혈액의 삼투압을 높이는 데 관여한다.
 
5. 발전,발광,발음
 
- 발전
 
어류 중에는 생물전기를 일으켜 이것으로 주위를 탐색하거나 먹이가 되는 동물이나 외부의 적을 감전시키는 발전기를 가지고 있는 물고기가 있다. 이 발전기는 어떤 부위의 근육이 변화하여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콜로이드를 가득 채운 전기상자 속에 발전능력이 있는 한 장의 얇은 발전판(發電板)이 있으며, 이 상자가 여러 개 포개져서 발전주(發電柱)를 만들고, 많은 발전주가 모여서 발전기가 된다. 이미 수억 년 전에 발전하는 물고기가 출현하였으며, 현재는 시끈가오리·전기메기·전기뱀장어 등 많은 종류의 전기어(電氣魚)가 알려져 있다. 가장 강한 전기를 내는 전기뱀장어는 평균 350V의 전기를 내어 먹이가 되는 소형 동물을 감전사시킨다.
 
- 발광

심해에서 사는 어류 중에 발광어가 많다. 조명으로 먹이를 유인하거나 동종 또는 이성을 인지한다. 종류에 따라서는 발광액을 몸밖으로 내어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외부의 습격을 피하는데, 이렇게 자력으로 또는 공생하는 발광세균에 의해서 발광하는 기관을 발광기라고 한다. 자력발광기는 신경작용으로 명멸하는 발광세포가 체표 또는 체내의 정해진 위치에 있다. 또한 발광세포 외에 렌즈·반사층·색소층 등이 있어서 빛이 효과적으로 바깥쪽을 향하게 되어 있는데, 심해 상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발광세균의 공생에 의한 발광기는 입·식도·직장·항문 근처에 있다. 1개의 작은 관이 체표나 소화관으로 나 있고, 바닷물 속의 발광세균이 이 관을 통해 발광기 속으로 들어간다. 주둥치와 철갑둥어는 발광세균에 의한 발광기가 있다.
 
- 발음

어떤 기관을 서로 문지르거나 진동시켜서 특유의 소리를 내어 세력권을 알리거나, 이성간에 교신 또는 외부의 위협을 알리는 물고기가 꽤 많다. 쥐치와 복어 등은 아래위 양 턱의 이를 문질러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부레에 붙어 있는 특별한 근육을 수축·신장시켜 율동적인 소리를 내는 어류가 있는데, 동갈민어와 달강어 등은 부레로 소리를 내는 대표 어류이다.
 
- 독을 가진 어류
 
몸의 일부에서 유독물질을 생성하여 이것으로 다른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죽이기도 한다. 쏠종개·독가시치 등은 지느러미의 가시 주위에 독샘이 있으므로 찔리면 심한 동통을 일으킨다. 거북복은 피부의 점액이나 분비물에 독물질이 들어 있다. 산호초에 서식하는 창꼬치·전갱이·비늘돔 등의 근육이나 내장을 먹으면 때로 중독을 일으켜 죽는 수가 있다. 이 독을 시거테라독이라고 한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신이라고 하여 어류가 갖는 독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하다. 자지복·검복·졸복 등의 난소와 간, 피부에 많이 들어 있고, 독밀복은 근육에도 들어 있다. 복어류는 놀랐을 때 몸을 둥글게 부풀리고 주위의 바닷물 속에 테트로도톡신을 분비한다.
 
6. 분포,회유
 
 
- 분포

어류는 열대에서 북극·남극까지 널리 분포한다. 하천과 호소에는 전체의 41%에 해당하는 약 8000종이 살고 있다. 특히 아시아·아프리카·중앙아메리카·남아메리카 등의 열대역에는 담수어가 풍부하다. 어느 대륙이든 고위도에는 종류가 적어서 북극에는 곤들메기·사카, 남극에는 메기류가 있을 뿐이다. 바다에서는 연해안에 약 9000종이 서식한다. 태평양 서부에서 인도양에 걸친 열대의 연해안은 환경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종류가 많다. 연해어 중에는 정어리·전갱이·고등어·방어·도미 등 수산업상 중요한 물고기가 많다. 염분이 많은 외양에도 여기에 적응한 돌묵상어·환도상어·가다랭이·다랑어·개복치 등 250여 종이 있다. 또한 외양의 수심 200m에서 수천m 되는 심해에는 돔발상어·아귀·대구 등이 서식한다. 이와 같은 어류의 지리적·수직적 분포는 수온이나 염분 외에, 지형·해류·수압 등에 지배된다.
 
- 회유

어류에는 먹이장소·산란장소·월동장소를 일정한 순서에 따라 계절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많은데 이것을 회유라고 하며, 그 규모나 방향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정어리·전갱이·고등어 등은 연해안을 흐르는 해류 또는 지류 속을 남북으로 회유한다. 고온기(高溫期)에는 고위도 해역으로 먹이를 쫓아 색이회유(索餌回遊)를 하고, 강온기(降溫期)에는 저위도 해역을 향해 월동회유 또는 산란회유를 한다. 외양의 표층에 서식하는 꽁치·가다랭이·다랑어 등은 회유의 규모가 크고, 둘 이상의 해류를 가로질러 동서 또는 남북 방향으로 회유한다. 어류 중에는 일생 동안 민물과 바다 양쪽을 회유하면서 생육하고 산란하는 것이 있다. 숭어·농어·줄전갱이·줄벤자리 등은 유생기에 바다에서 강으로 들어간다. 이와 반대로 은어는 유생기에 바다로 들어가서 생육하고, 치어기에 강으로 돌아와서 생장하고 성숙한다. 뱀장어는 일생의 대부분을 민물에서 생활하고, 성숙하면 강을 타고 내려가 외양의 중층에서 산란한다. 빙어·붕퉁뱅어·황어·용상어·연어·송어 등은 바다에서 생장하고 성숙하기 전에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산란한다. 연어와 송어는 자어기를 보낸 강으로 되돌아오는 모천회귀성(母川回歸性)이 있는데, 이 습성은 모천의 물 냄새를 잘 기억하는 능력과, 태양의 위치와 체내시계에 의해 방향을 알아내는 태양컴퍼스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생산

수계(水界)에서의 1차적인 생물 생산은 수생식물이며, 바다에서는 식물플랑크톤과 조류이다. 이것들은 플랑크톤이나 조류를 주식으로 하는 어류에 의해 소비된다. 플랑크톤 포식어(捕食魚)나 조식어(藻食魚)는 소형 육식어에 포식되고, 소형 육식어는 대형 육식어에 포식된다. 이와 같은 먹이연쇄의 실태는 수역의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며,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어류의 생산효율은 10% 정도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1차생산량은 수온과 염분 등이 다른 2개의 해류의 접촉 수역이나 수직혼합이 많은 수역에서 높다. 이와 같은 수역은 태평양과 대서양 북부, 남반구의 서풍해류, 페루해류, 벵겔라해류역 등이다. 어류생산이 풍부한 해역은 온난역과 냉온역의 연안에서 320∼480㎞ 이내의 연해역이다. 좋은 어장은 북해와 뉴펀들랜드를 중심으로 한 대서양 서부, 일본근해로부터 북양, 남아메리카 서안 등에 형성된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서안,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안 등도 어장으로 잘 개발되어 있다. 전세계 어류의 총어획량은 해마다 증가하여 1948년에 1700만t이던 것이 1967년에는 5500만t에 이르렀고, 가까운 장래에는 8000만∼1억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간과의 관계
 
인류에게 어류는 육생동물과 함께 귀중한 동물성 단백질원이며, 연해·호소·하천의 유역지방에서는 일찍부터 채취·수렵과 병행하여 어로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어류는 다른 동물에 비해 서식환경이 수중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비교적 포획하기가 쉽고, 또 회유와 산란의 계절적 주기와 장소에 변동이 적기 때문에 채취수렵민에 비하면 어로민은 안정성이 높다. 어육은 생식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가공하여 식용하고, 종류에 따라서는 껍질·뼈·지느러미·알·내장도 이용된다. 또한 농작물의 비료나 가축의 사료 및 애완용으로도 이용된다. 어류에 대한 의존도나 문화적인 의미 부여, 관심 등은 사회에 따라 다르지만, 그 중에서도 큰 무리를 지어 계절적으로 회유하는 특정한 어류에 깊이 의존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어류와 인간과의 조화가 잘 된 공존관계가 그 세계관에 반영되어 있으며, 신화나 의례 등의 주제가 되어 왔다. 예를 들면 북아메리카 북서해안에 사는 인디언의 여러 부족은 연어의 큰 떼는 바다 저편에 사는 사람들이 연어로 모습을 바꾸어 해마다 정해진 계절에 행운을 가져오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어, 해마다 가장 먼저 강을 거슬러 올라온 연어를 극진히 대접하여 재회를 축하하며 풍어를 기원하는 의례를 올린다. 북시베리아의 하천유역에 사는 에벤키족도 연어는 조상의 영혼이 다시 이 세상에 환생하기 위해 강의 근원에 있는 <혼의 못>에서 연어로 모습을 바꾸어 돌아온 것이라고 여긴다. 이와 같은 신화·신앙·의례에 의해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물고기는 단순한 식료로서가 아니라, 인간과 공존해 가는 반려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이용이나 소비에도 일정한 질서가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어류를 단지 식량자원으로서 포획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경제학적·기술론적 경향이 강하게 대두되어 이와 같은 문화적 의미부여는 급속하게 사라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