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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CT촬영, 의료인·환자 모두 위험

무분멸한 CT촬영, 의료인·환자 모두 위험
게재일 : 2006.10. 09 매체명 : 뉴시스



X선, CT 등 진단용방사선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사와 방사선사는 물론, 환자들까지 방사선 피폭선량(노출정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간호조무사 등 무자격자가 방사선 촬영을 할 경우 처벌 여부를 떠나 무분별한 촬영 등이 자칫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식약청이 최근 CT 등 진단용방사선의료기기의 정기검사를 강화하고, 이동형 ‘간접촬영용 X선장치’의 사용자제·중지를 권고하는 등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지만, 일부 중소 병의원에서는 여전히 규정보다는 관행에 따라 방사선의료기기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방사선사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동형 간접촬영용 X선장치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식약청의 사용중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중소병원에서는 상당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DR(디지털 X선장치) 1대에 2억~3억원을 호가하는데, 10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2억~3억원을 다시 투자하라고 하면 현실성이 있겠냐”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부 병원의 경우 수익만 생각하다보니 교통사고 환자는 무조건 전신촬영하고, 방사선사가 하루 70~80건의 촬영을 강행하는 등 환자와 의료인 모두 피폭선량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L원장은 “그나마 규모를 갖춘 병원은 방사선사를 두고 있지만, 지방 중소 병·의원의 경우 대부분 간호조무사를 통해 CT촬영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그 과정에서 규정대로 촬영을 할지도 의문이지만 무엇보다 적절한 사태(방사선 차단)시설을 갖추고 있느냐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복지부가 최근 X선 촬영을 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소규모 병원에서는 여전히 방사선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나 간호사 혹은 코디네이터까지 X선 촬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2001년 식약청 국감에서 당시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방사선 피폭 현황을 보면 지난 97년 3명, 98년 6명, 99년 11명, 2000년 7명 등 4년간 모두 27명의 종사자가 방사선 선량한도를 초과해 근무지 변경 등 조취를 취했다”며 “특히 98년 국군대전병원 종사자의 경우 피폭선량이 385mSv(밀리시버트), 중앙정형외과의원 종사자의 경우 326mSv로 분기별 선량한도 30mSv를 11∼13배 초과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식약청은 최근에는 피폭선량 한계를 초과한 의료인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식약청은 의사, 방사선사 등 3만3000여명(2004년 기준)에 이르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들에 대한 방사선피폭선량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내부에 ‘방사선관계종사자피폭선량관리센터(NDR)’를 2004년 9월부터 운영 중이다.


식약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의 피폭선량의 평균값이 2003년 1.18mSv/년(국제기준 50mSv/년, 100mSv/5년)에서 2004년에는 0.97mSv/년로 감소했다.


식약청은 또 10월부터는 전국 보건소, 방사선피폭선량측정기관 등 관계기관과의 피폭선량 관리 네트워크를 구축, 종사자의 피폭선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피폭선량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식약청 방사선방어팀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가 CT 등 진단용방사선의료기기로부터 방출되는 불필요한 방사선피폭으로부터 환자 및 방사선 관계 종사자의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진단방사선 관계 종사자들은 방사선 피폭 우려가 있는 업무를 할 때는 옷에 ‘개인피폭선량계(필름배지 또는 열형광입자 TLD배지)’를 착용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위반시 과태료가 30만~50만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의문이다.


개인피폭선량계 부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를 근거로 측정하고 있는 분기별, 연간 피폭선량 값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선 병원 관계자는 “개인피폭선량계는 3개월씩 근무복에 착용하고 있다 피폭선량 측정시 제출하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반박한다.


함창곡 한양의대 교수(영상의학)는 한 발표자료를 통해 “의료용 방사선 중 암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방사선을 제외한 진단용 방사선에 대해서는 방사선의 직접적인 영향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다만 방사선을 많이 받을수록 암의 발생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방사선을 가급적 받지 않도록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