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분리기의 정의
부유물이 있는 현탁액을 가만히 두면 밀도가 높은 물질은 중력의 영향으로 서서히 바닥으로 가라않고 밀도가 낮은 물질은 서서히 상층부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침전이라 한다. 밀도차가 나는 물질이 섞이면 침전현상이 발생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혼합물을 밀도 차에 따라 분리해 낼 수 있다. (실제로 침전의 원리를 이용하여 폐수 정화시설에서 부유물과, 침전물을 분리하고 있다.) 혼합물끼리 밀도 차는 혼합물을 분리해주는 힘인 중력이 강해질수록 커지므로 인위적으로 중력을 크게 해주면 침전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
중력대신 원심력을 이용하면 쉽게 침전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을 원심분리라 한다. 원심분리기는 원심분리의 원리를 이용해 성분이나 비중이 다른 물질을 분리 ·정제 ·농축하는데 쓰이는 기계이다.
2. 원심분리기의 사용
원심분리기는 사용목적에 따라 의료용, 폐수 처리용, 우라늄농축용, 생산용, 실험용으로 분리될수 있다.
의료용 원심분리기는 혈액, 뇨, 타액등의 분석을 위해 구성성분의 분리를 목적으로 사용한다.
폐수처리용 원심분리기는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폐수에서 미립자를 고형화 시켜 슬러지의 형태로 분리해내거나 유류오염물질을 분리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핵무기의 원료인 농축우라늄235를 얻기 위한 원심분리기이다. 우라늄을 기체화 한 후 원심분리하면 우라늄 235와 238을 분리해낼 수 있다.
생산용 원심분리기는 의약품및 식약품의 농축, 정제에 쓰이는 원심분리기이다.
실험용 원심분리기는 실험에 사용되는 물질을 분리, 정제, 농축 할때 쓰는 원심분리기로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미량원심분리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3. 원심분리의 원리
물체가 원운동을 하면 관성의 원리에 의해 원의 중심방향에서 원 바깥 방향으로 나가려는 힘이 원심력이다. 원심력의 크기는 질량*반지름*각속도의 제곱이므로 각속도를 조절하면 원심력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원심분리기는 원심력의 크기를 조절하여 물질간의 상대적 밀도차를 조절한다. 원심분리기에서 각속도는 분당 몇 바퀴 회전하는 가를 나타내는 단위인 rpm이라는 단위로 표기된다. 원심분리되는 물체가 놓여지는 장소인 로터의 위치에 따라 원심분리되는 물질의 회전 반지름이 달라지므로 rpm대신 각속도와 회전반지름을 고려한 G라는 단위가 주로 사용 된다 (1G는 중력과 같은 힘으로써 10G는 중력 10배의 힘에 해당한다.) 실제로 원심분리에 이용되는 힘을 계산할 때는 반지름과 각속도, 원심분리되는 대상물질의 질량 이외에 물질의 점도, 밀도, 반지름, 부력이 함께 계산된다. 원심분리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진다.
1. 편차 원심분리 (differential centrifugation)
원심분리를 할 때 가장 큰 입자가 먼저 침전되고 질량과 밀도가 같을 때는 보다 구형의 입자가 비대칭형 입자보다 빨리 침전된다. 그리고 원심분리의 속도나 시간을 증가시키면 상대적으로 작은 입자들도 침전된다
편차원심분리는 크기에 따라서뿐 만이 아니라 같은 질량의 밀도가 큰 입자와 작은 입자를 분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크기는 비슷하지만 밀도가 다른 입자를 분리하는데 유용하다. 이 방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튜브의 위쪽에 있는 큰 입자가 침전되는 동안 아래쪽에 있는 작은 입자와 함께 침전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동시침전을 개선하는 방법은 침전물을 다시 녹여 원심분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회수율이 떨어지며 손상을 입기 쉬운 물질의 분리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편차원심분리의 장점은 분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몇 분 정도로 짧게 소요되며 분리매질이 간단하고 가격이 경제적이다. 따라서 편차원심분리는 실험실이나 산업현장에서 세포의 회수에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크기가 다른 E. coli (0.5 ㎛)와 D. discoideum (10 ㎛)의 분리와 같은 경우에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2. 밀도 기울기 원심분리
밀도 기울기 원심분리에서는 편차원심분리 경우와 다르게 균질 용액 대신에 밀도기울기를 이용한다. 용액의 밀도는 튜브 아래로 내려갈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원심분리 중의 대류(convection)에 의한 혼합을 방지할 수 있다. 밀도기울기 원심분리에는 속도침강원심분리와 등밀도원심분리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1) 속도침강 원심분리 (rate-zonal centrifugation)
속도침강 원심분리는 밀도기울기(density gradient)를 이용한 방법으로 크기가 다른 입자가 동시에 침전하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으므로 크기가 확실한 단백질, RNA, 리보좀(ribosome) 등의 분리에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포막 단편, 세포내 소기관 등은 분리하기 힘들다. 이 방법의 이용시에 주의할 점은 시료를 넣을 때 밀도기울기 매질의 가장 윗면으로 매질과 섞이지 않도록 조심하여 주입(loading)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원심분리시에도 저속에서 시간을 짧게 실시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입자가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또한 밀도기울기 원심분리는 분리하고자 하는 시료의 형태에 따른 입자의 분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2) 등밀도 원심분리 (isopycnic centrifugation)
등밀도 원심분리는 밀도에 기초하여 입자를 순수하게 분리하는 방법으로 입자의 크기는 입자의 등밀도 위치에 도달하는 속도에만 영향을 준다. 이 방법의 특징은 입자가 등밀도 위치에 존재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오랜시간 동안 원심분리하여도 입자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바닥에 가라앉지도 않는다. 또한 시료를 주입(loading)할 때 매질과 섞이어도 분리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밀도기울기의 형성은 매질에 따라 만들어서 넣어 주어야 하는 것과 원심분리하는 동안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있다.
4. 원심분리기의 성능에 따른 분류
원심분리기의 성능은 원심분리기의 분당가능 회전속도와(최대 rpm) 원심효과(G)로 정해진다.
1) 저속 원심분리기 (low-speed centrifuge)
탁상용 원심분리기라고도 불리우며 일반적으로 6,000 rpm (6,000 xg) 이하의 속도를 낼수 있고 속도와 온도의 정밀한 조절이 어렵고 주로 세포나 핵 등과 같이 쉽게 침전되는 시료의 원심분리에 이용된다.
2) 고속 원심분리기 (high-speed centrifuge)
최고속도가 20,000-25,000 rpm (60,000 xg)으로 냉각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진공장치가 되어있는 것도 있다. 이 기계는 주로 밀도기울기 분리에 이용할 수 있으며 주로 세포, 핵, 세포내 소기관 등의 분리에 이용된다.
3) 초원심 분리기 (ultracentrifuge)
초원심 분리기는 최대속도가 40,000-80,000 rpm (600,000 xg)으로 제조용 원심분리기(preparative centrifuge)와 분석용원심분리기(anlaytical centrifuge)가 있다. 주로 밀도기울기 분리에 이용하며 냉각기와 진공장치를 갖추고 있고, 세포, 핵, 세포내 소기관, 세포막 구성성분, 라이보좀, 폴리좀, 거대분자 등을 분리할 수 있다.
5. 원심분리기의 로터 (rotor)
초기의 로터는 구형의 금속을 이용하여 원하는 속도에 도달하였을 때 파괴되지 않을 만큼 충분히 강한 상태를 실험에 의해 알아내어 설계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회전시의 원심력의 작용을 예측한 후 원심분리에 충분히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설계하고 있다.
1) 로터의 재료
로터의 강도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초고속원심분리기에는 저속 원심분리기에서 사용되는 것보다 매우 큰 강도를 가져야 한다.
저속의 로터는 황동 및 플라스틱, 알루미늄 합금 등으로 만들고 고속 및 초고속의 로터는 알루미늄이나 티타늄 합금을 이용하여 만든다. 흔히 사용하는 알루미늄 로터는 산이나 염기성의 용액에 의한 부식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표면을 산화필름으로 감싸 부식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알루미늄 로터는 빠른 속도로 원심분리할 때 로터 몸체 내부의 부식이 진행될 수 있다. 티타늄 합금은 산과 알카리의 부식에 강하기 때문에 거의 영구적인 내구성을 가지며 외부는 검은 에폭시(epoxy) 페인트로 칠해져 있으며 값은 비싸지만 표면에 손상을 입지 않기 때문에 로터의 온도 조절에 적합하다.
2) 로터의 형태
일반적인 로터의 형태는 수평 로터, 고정각 로터, 수직 로터, 그리고 침강 로터로 구분할 수 있다.
(1) 수평로터(swing-out rotor)
이 방식은 로터가 축에 대해 수직으로 회전한다. 고정각로터나 수직로터보다 적은 양의 시료를 처리하며 속도침강 원심분리와 등밀도 원심분리에 이용된다. 이 로터는 입자들의 침강거리가 길기 때문에 대류현상을 감소시키며 고리로 바구니를 걸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저속에서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편차 원심분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2) 고정각 로터 (fixed-angle rotor)
이 방식은 로터 내에 일정한 각도 (보통 14°-40°)로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침전거리가 짧기 때문에 주로 침전물 형성에 이용된다. 그리고 튜브의 바닥으로부터 벽을 따라 비스듬하게 침전이 생기므로 편차원심분리에 적합하며 600,000 xg 이상의 높은 원심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질 수 있다.
(3) 수직 로터(vertical rotor)
이 방식은 고속 및 초고속 원심분리의 대부분에서 이용되는 것으로 튜브의 축과 로터의 축이 평행하여 침전거리가 짧다. 그리고 회전반경을 줄일 수 있어 로터에 원심력이 적게 걸리므로 고속으로 회전시키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로터는 수평로터나 고정각로터보다 기울기 형성 능력이 크기 때문에 주로 등밀도 원심분리에 이용된다.
(4) 침강로터 (zonal rotor)
침강로터는 대부분 밀도기울기 원심분리를 위해 이용되는 것으로 원리는 수직로터와 비슷하나 큰 부피의 기울기매질을 사용할 수 있고 로터가 회전 중에 분리하고자 하는 시료를 주입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침강로터는 회분식 형태와 연속식 형태로 구분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