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손톱, 피부 등의 상피 구조의 기본을 형성하는 단백질로서, 진성 케라틴과 유사 케라틴으로 구별된다. 케라틴의 분리는 원료를 가루로 만들어 뜨거운 유기용매 또는 뜨거운 물로 처리한 다음, 단백질 분해효소로 단백질을 제거하여 케라틴을 남긴다. 주요 구성분은 글루탐산 ·알기닌 ·시스틴 등의 아미노산이며, 그 중에서도 시스틴의 함유량이 많다. 진성 케라틴의 시스틴 함유량은 11∼12 %, 유사 케라틴에서는 4∼8 %이다. 시스틴 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펩티드사슬(-CO-NH-)은 많은 디술피드결합(-S-S-)이 망상으로 이어진 선상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과 모든 중성용매에 녹지 않는다. 또 펩신 ·트립신 등의 단백질 분해효소의 작용을 잘 받지 않으나, 황화나트륨(탈모제) ·티오글리콜산(퍼머넌트웨이브약) ·과산화수소 ·알칼리 등에는 약하다. 이것은 이들 시약에 의해서 디설피드 결합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케라틴은 2차구조가 다른 α-케라틴과 β -케라틴이 있다. 머리털이나 양털을 구성하는 자연 상태의 케라틴 분자가 α-케라틴이고, 머리털에 인장력(引張力)을 가하거나 습기를 가하면 늘어나는데, 이 상태의 것이 β -케라틴이다. α-케라틴은 α-나선구조이며, β -케라틴은 접지구조이다. 접지구조는 α-케라틴이 갖는 분자 내의 수소결합이 끊어져 분자사슬이 늘어나서 인접하는 분자사슬 사이에 수소결합을 만들기 때문에 생긴다. α-β 전이는 가역적이며, β -케라틴은 인장력을 제거하면 저절로 수축하여 α-케라틴으로 돌아온다. 양털이 탄성을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뜨거운 물 ·수증기 ·알칼리 등으로 처리하면 섬유는 β -케라틴으로 고정되어 수축하지 않는다. 퍼머넌트 세트된 머리카락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