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수혈받는 희귀질환자 '철중독증' 조심 | |
게재일 : 2006.10. 13 | 매체명 : 매일경제신문 |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성분 중 하나가 철(Fe)이다.
철은 체내에서 산소를 운반하고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을 도우며 유해산소의 체내활 동을 억제하는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주로 음식물로 섭취된 철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을 생성한다.
'과유불급'이라고 적정량이 있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나칠 때가 문제다. 우리 몸은 과도하게 쌓인 잉여 철분을 제거하는 능력이 없다.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워낙 미량이라 문제를 일으킬 염려가 없지만 재생불량성빈혈 등 평생 수혈을 통해 새로운 피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난치병 환자들은 몸에 과도한 양의 철이 쌓 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철중독증'이라고 한다.
◆ 심부전증 당뇨병등 유발
= 철중독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특별한 증세가 없다. 환자들 중 일부가 간헐적인 사 지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다. 그러나 환자도 모르는 새 체내에 축적된 철은 몸 안에 서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하고 산화작용을 일으켜 간 심장 등 각종 장기에 손상을 준다.
대표적인 합병증 질환은 심부전증이다. 과도하게 쌓인 철은 심장근육에 염증을 주 며 심근섬유종을 일으킨다. 폐 부종이나 폐 출혈을 동반하는 울혈성 심부전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철이 간에 쌓이면 간경화증을 비롯해 암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췌장에 쌓이 면 혈중 당 농도 조절에 관여하는 베타세포가 파괴돼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철중독증은 장기적으로 당뇨병 심장병 등 각종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이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중독증의 가장 큰 원인은 반복적인 수혈이다.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아야 하는 골 수이형성증후군 환자나 재생불량성빈혈, 지중해성빈혈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이규형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장기간 수혈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10년 이내에 철중독증 증세를 보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 혈액 검사로 철중독증 판별
= 물론 정기적으로 수혈받고 있는 사람 중 간헐적인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철 중독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히 내가 갖고 있는 이상증세 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한 것인지 가려야 한다.
병원에서는 체내 철분 수치를 평가해 철중독증 여부를 판별한다.
혈청 페리틴 수치는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법으로 몸 전체에 축적된 철분 양을 측 정하는 것이다. 체내 혈청 페리틴 수치가 1000㎍/ℓ에 해당하면 철중독증으로 진단 한다.
철중독증이라고 나타나면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철중독 증세를 방치하면 간 심장 등이 손상되고 환자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으로는 킬레이트 요법이 있다. 아미노산 복합체를 체내 에 주사해 철을 흡수ㆍ배출하도록 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