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효소
유전공학에서 재조합 DNA(디옥시리보핵산)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특수한 효소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한이란, 이질(異質)의 숙주(宿主) 중에서 증식한 DNA의 침입을 받았을 때 그 DNA와 자기의 DNA를 식별하고 분해해 버리는 현상을 말하며, 그런 작용을 하는 효소를 제한효소라고 한다. 이에 반하여 제한효소가 인식하는 염기배열 중의 특정한 염기를 메틸화하여 제한을 받지 않는 상태로 DNA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을 수식(修飾)이라고 하고, 이런 작용을 하는 효소를 수식효소라고 한다.
제한효소는 그 특성(절단양식이나 활성발현인자 등)에 의해 Ⅰ, Ⅱ, Ⅲ형의 3군(群)으로 대별된다. Ⅰ형 효소는 활성발현에 APT, S-아데노실메티오닌 및 마그네슘이온(Mg2+)을 필요로 하고, DNA 속의 인식염기배열로부터 떨어진 부위를 절단하는데 그 위치는 일정하지 않다. Ⅱ형효소는 유전공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활성발현에 마그네슘이온을 필요로 하여 DNA분자의 특정한 염기배열을 인식하고 그 부위 또는 인식염기배열로부터 일정 염기 떨어진 인접부위를 정확하게 절단한다.
또 이 효소의 인식염기배열은 3~6개의 2회전 대칭구조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Ⅲ형효소는 활성발현에 APT와 마그네슘이온을 필요로 하고, DNA 속의 인식염기배열로부터 수십 염기 떨어진 부위를 절단한다. 제한효소는 이미 200여 종 이상 발견되었고, 생산균주(菌株) 고유의 특이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생산균의 속명(屬名)의 머리글자 1문자, 종명(種名)의 머리글자 2문자 및 주명(株名)을 붙여 써서 표시한다. 같은 균주가 2종 이상의 제한효소를 생산하는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로마숫자를 첨가하는 명명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대장균 Escherichia coli의 B주에서 발견된 제한효소는 Eco B라고 표기하며, 이것은 Ⅰ형효소이다. 같은 대장균 RY13의 경우는 Eco RⅠ이고, 또 R245의 경우는 Eco RⅡ가 되며, 모두 Ⅱ형효소이다.